진정한 휴식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 여러분은 어디로 떠나시나요? 익숙한 동남아, 혹은 관광객으로 붐비는 유럽 대신, 바다와 자연, 그리고 사람의 흔적이 적당히 조화로운 여행지를 원한다면 팔라우가 좋은 대안일 수 있습니다. 팔라우는 태평양 한가운데 위치한 군도 국가로, 깨끗한 자연과 고요한 바다, 따뜻한 현지인의 미소가 살아 숨 쉬는 낙원입니다.
최근 들어 팔라우는 힐링 여행, 신혼여행, 가족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특히 한적한 휴양을 선호하는 MZ세대 사이에서는 ‘몰디브보다 더 가고 싶은 곳’으로 입소문이 나고 있습니다.
팔라우는 위치상 한국과 직접 연결된 항공편이 없습니다. 대부분 마닐라, 대만(타이베이), 괌 등을 경유해야 하며, 2025년 현재 기준 가장 흔한 루트는 인천-마닐라-팔라우 코로르 국제공항(ROR) 경로입니다. 필리핀항공이 제공하는 이 노선은 경유 시간이 짧고, 일정도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죠. 하지만 시즌에 따라 항공편이 유동적이므로 최소 2~3개월 전에는 항공권을 확인하고 예매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용은 성수기 기준으로 왕복 약 80만 원에서 120만 원 선이며, 이른 예약과 유연한 날짜 선택으로 더 저렴하게 다녀올 수도 있습니다. 특히 대만 경유 노선은 스탑오버(체류형 경유)를 이용해 1~2일 대만 여행을 즐기고 팔라우로 향하는 여행자들에게 인기입니다.
입국 시에는 30일간 무비자 체류 가능하며, 추가 연장도 최대 90일까지 가능합니다. 다만 팔라우는 전 세계 최초로 ‘환경 보호 서약’을 의무화한 국가로, 관광객 모두는 ‘팔라우 서약(Palau Pledge)’이라는 서약서에 서명해야 입국이 가능합니다. 이는 관광객이 생태계를 보호하고, 쓰레기를 버리지 않겠다는 약속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제도로, 여권에 스탬프처럼 찍혀 남는답니다.
공항에서는 입국심사가 빠른 편이지만, 항공편이 몰릴 경우 다소 대기시간이 발생할 수 있어요. 도착 후 시내 중심지인 코로르 시내까지는 약 20분, 대부분의 숙소에서는 공항 픽업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팔라우에서만 가능한 특별한 놀거리
팔라우는 다이빙 천국이라는 수식어에 가장 잘 어울리는 나라입니다. 세계적인 다이빙 명소인 블루코너(Blue Corner)는 초보자보다는 중급 이상 다이버에게 추천되며, 강한 조류 속에서 수십 종의 대형 어류와 망망대해를 만나는 경험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초보자라면 저먼 채널(German Channel)에서 진행되는 체험 다이빙이나 스노클링 투어에 참여해 보세요. 산호초, 바다거북, 작은 상어까지 다양한 생물을 아주 가까이서 볼 수 있습니다. 수중 환경은 놀라울 정도로 깨끗하고 투명하며, 바다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진정한 해방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팔라우에서 가장 이색적인 장소는 단연코 젤리피쉬 레이크입니다. 수천 마리의 무독성 해파리들이 마치 황금색 구슬처럼 호수를 가득 메운 풍경은 마치 다른 행성에 온 듯한 기분을 줍니다. 현재 이 호수는 자연보호를 위해 일부 시기만 제한적으로 개방되며, 입장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현지 투어를 통해 사전 예약해야 해요. 가능하다면 꼭 가보시길 바랍니다. 정말 잊지 못할 경험이 됩니다.
이 외에도, 락 아일랜드(천여 개의 섬들)를 배로 둘러보는 데이 투어, 밀키웨이 머드 스파 체험, 팔라우 전통 마을 방문 등 체험형 콘텐츠가 풍부합니다. 특히 에코 투어 프로그램은 현지 가이드와 함께 섬을 걸으며 생태계, 전통문화, 식물을 배우는 여행 방식으로 요즘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고급 리조트 vs 가성비 숙소 vs 현지 체험형 숙소
팔라우의 숙소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고급 리조트형, 중급 가성비 호텔, 그리고 최근 인기를 끄는 에어비앤비/현지 체험 숙소입니다.
가장 유명한 리조트는 단연 팔라우 퍼시픽 리조트(Palau Pacific Resort, PPR)입니다. 이곳은 프라이빗 비치, 수영장, 수상 레스토랑, 전용 투어 서비스까지 완비되어 있어 신혼여행이나 커플 여행에 이상적입니다. 객실은 전통적인 팔라우 스타일과 모던한 인테리어가 조화를 이루며, 바다 전망 객실은 조용하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랑합니다.
비슷한 급의 리조트로는 팔라우 로열 리조트, 코브 리조트가 있으며, 가격대는 성수기 기준 1박에 약 30~60만 원 선입니다.
가성비 좋은 숙소로는 DW 모텔, Garden Palace Hotel, West Plaza by the Sea 등이 있으며, 이들은 1박 10~15만 원 사이로 적당한 시설과 청결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무엇보다 시내 접근성이 좋아 관광 계획에 유리합니다.
그리고 최근 증가하고 있는 에어비앤비 숙소는 현지인의 집이나 아파트를 빌려 생활하듯 지낼 수 있는 매력이 있습니다. 주방이 있어 간단한 요리도 가능하고, 현지 분위기를 더 가까이서 느낄 수 있죠. 일부 숙소는 호스트가 투어 정보를 제공하거나, 저녁 식사를 함께하는 체험형 프로그램도 제공해 더욱 인상적인 추억을 남길 수 있습니다.
해산물 천국, 그리고 팔라우만의 전통 미식 세계
팔라우의 음식은 바다에서 나는 신선한 재료가 중심입니다. 대표적으로 참치회, 랍스터, 레드 스내퍼(도미과 생선), 바다게 요리 등이 있는데, 한국식 회보다 두툼하게 썬 생선이 풍미가 더 진합니다. 레몬즙과 간장, 고추기름을 섞어 만든 현지식 소스를 곁들이면 더없이 신선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울라우미(Ulami)는 팔라우를 대표하는 전통 음식으로, 코코넛 밀크에 해산물과 향신료를 넣어 끓인 수프입니다. 밥 대신 타로 뿌리나 바나나로 만든 전분 덩어리와 곁들여 먹는 이 요리는 마치 동남아와 남태평양 문화가 섞인 독특한 맛을 선사합니다. 식감과 풍미 모두 색다른 경험입니다.
추천 식당으로는, 엘릴리(Elilai)는 뷰 맛집으로 유명하며, 석양이 보이는 테라스에서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해산물 요리가 특히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자카스 그릴(Jack's Grill)은 가성비 좋은 현지식 레스토랑으로, 점심시간엔 줄이 생길 만큼 인기입니다.
한식이 그리운 분이라면 한식당 미소, 김치 가든도 만족도가 높습니다. 특히 현지에 거주하는 한인 교민들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죠. 김치찌개, 불고기, 비빔밥 등 메뉴도 다양하고 한국에서 가져온 재료를 사용해 본토의 맛에 가까운 편입니다.
그리고 꼭 들러야 할 곳이 팔라우 야시장입니다. 주말 저녁에 열리는 이곳은 구운 생선, 문어 꼬치, 튀김 바나나, 코코넛 음료 등 현지 느낌 가득한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습니다. 여행 마지막 날, 이곳에서 맥주 한 캔과 해산물 꼬치를 들고 바닷바람을 맞으며 보내는 시간은 최고의 마무리가 될 겁니다.
팔라우는 아직 많은 여행자에게 미지의 땅일 수 있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시끄러운 유흥이나 복잡한 관광지가 없는 대신, 진짜 자연, 진짜 사람, 진짜 쉼이 있습니다. 비록 항공 경로가 번거롭고 대중교통이 불편한 점도 있지만, 그 불편함조차 팔라우에서는 하나의 여행 요소로 느껴집니다.
세계적인 다이빙 포인트, 청정한 해양 생태계, 따뜻한 기후, 여유로운 분위기. 이 모든 게 어우러진 팔라우는 지금, 진짜 ‘떠나야 할 여행지’입니다. 지금이 아니면 경험하지 못할 힐링. 마음이 이끄는 대로, 팔라우로 떠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