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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대영박물관, 로제타석, 엘긴 마블, 이집트 미라

by magic lamp 2025. 5. 10.

영국 런던 대영박물관

 

영국 런던에 위치한 대영박물관(British Museum)은 인류 문명의 정수를 모아 놓은 세계적인 박물관입니다. 대영박물관을 대표하는 유물인 로제타석, 엘긴 마블(파르테논 조각상), 이집트 미라를 중심으로 유물의 유래, 역사적 의미 등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고대 언어 해독의 열쇠, 로제타석

로제타석(Rosetta Stone)은 대영박물관의 상징이자, 세계 고고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유물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이 돌판은 기원전 196년에 이집트 툴레미 왕조의 파라오 프톨레마이오스 5세의 칙령을 세 가지 언어로 새긴 것으로,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Hieroglyphs), 민중문자(Demotic), 고대 그리스어(Greek)로 작성되어 있습니다. 이 삼중 언어 구조 덕분에, 오랫동안 해독되지 않았던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의 비밀을 풀 수 있는 결정적 단서가 된 유물입니다. 1799년 프랑스 군대가 이집트 탐사 중 로제타 마을 근처에서 이 돌을 발견했고, 이후 1801년 나폴레옹 전쟁에서 영국군이 승리하면서 영국으로 이관되어 1802년부터 대영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습니다. 로제타석은 높이 약 114cm, 너비 72cm, 두께 28cm, 무게 약 760kg의 흑색 화강암으로 되어 있으며,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유물 중 하나입니다. 이 유물을 통해 프랑스 언어학자 장프랑수아 샹폴리옹(Jean-François Champollion)은 1822년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를 최초로 해독해 냅니다. 그는 고대 그리스어 문장을 통해 같은 의미의 상형문자를 비교 분석했으며, 이를 통해 파라오의 이름, 신의 이름 등을 파악하고 상형문자의 구조를 이해하게 됩니다. 이 해석은 고대 이집트의 언어, 종교, 정치 체계를 밝히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로제타석은 학문적 유산을 넘어 소유권 논쟁의 중심에 있는 유물입니다. 이집트 정부는 수십 년간 로제타석의 반환을 요구해 왔으며, 2020년에는 공식적인 반환 요청 서한을 보낸 바 있습니다. 대영박물관 측은 법적·보존상의 이유로 반환은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 유물이 지닌 상징성과 민감성은 여전히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 예술의 정수, 엘긴 마블(파르테논 조각상)

엘긴 마블(Elgin Marbles) 또는 파르테논 조각상은 원래 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에 부착되어 있던 대리석 부조물들로, 기원전 5세기경 조각가 페이디아스(Phidias)와 그의 제자들이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조각상들은 고전기 그리스 예술의 극치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신화적 장면과 인간의 형상이 절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 조각들은 1801년부터 1812년 사이, 당시 오스만 제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영국 외교관 토머스 브루스, 즉 엘긴 백작(Elgin Earl)이 가져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후 영국 정부가 매입해 대영박물관에 소장하게 되었습니다. 총 17개의 조각군과 15개의 메토프, 50m 길이의 프리즈(띠장식 부조)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엘긴 마블의 조형미는 그 자체로도 감탄을 자아내지만, 이 유물이 던지는 도덕적·법적 문제는 여전히 논란거리입니다. 그리스 정부는 이 유물들을 ‘문화 약탈’의 대표 사례로 규정하고 1983년부터 공식 반환을 요구해 왔으며, 아테네에는 2009년 이를 위한 ‘신(新)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이 건립되기도 했습니다. 이 박물관에는 조각상 원본의 자리가 비워져 있고, 그 위에 “대영박물관 소장”이라는 표기가 되어 있습니다. 반면, 대영박물관 측은 유물의 보존 상태와 접근성, 전 세계인을 위한 공개 등을 이유로 반환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화재의 ‘정의로운 소유’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유럽 내에서도 일부 지지 여론이 형성되고 있으며, 미래에는 반환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존재합니다. 예술과 정치,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이 유물은 단지 조각상이 아니라, 현대 박물관이 짊어져야 할 윤리적 무게를 그대로 보여주는 상징이기도 합니다.

죽음 이후의 삶, 이집트 미라 컬렉션

대영박물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시 구역 중 하나는 단연 고대 이집트관입니다. 이곳에는 100개가 넘는 미라와 수천 점의 장례용 유물이 전시되어 있으며, 고대 이집트인의 사후 세계관과 장례 문화를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미라는 단지 시신 보존 기술이 아니라, 종교적 신념, 사회 계층, 의학적 지식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물입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유물은 켑리 미라(Khnum-Nakht)와 네소아멘(Nesyamun)의 미라입니다. 이들은 각각 고위 성직자, 서기관, 귀족으로 추정되며, 내부 CT 스캔 분석과 DNA 검사를 통해 친족 관계, 식습관, 질병 여부 등 다양한 정보가 밝혀지고 있습니다. 대영박물관은 이러한 과학적 연구를 통해 단순 전시를 넘는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전시관 내 해설판과 디지털 인터랙티브 장비를 통해 관람객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집트 미라 역시 반환 요청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일부 미라는 사적으로 반출된 유물이며, 전시 방식이 고인의 인권과 종교적 존엄성을 침해한다는 비판도 존재합니다. 최근에는 ‘탈식민주의 박물관’ 운동이 확산되면서 미라의 전시 방식에 대한 재고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일부 미라는 관람객의 요청에 따라 유리 케이스를 통해 부분 공개하거나, 디지털 콘텐츠로 대체하는 방식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이집트 미라 전시는 과거를 현재로 연결해 주는 창이자, 과학, 역사, 윤리라는 다양한 키워드를 동시에 조명하는 대표 사례로, 대영박물관이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학문적·사회적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대영박물관의 대표 유물들은 역사와 예술, 언어와 정치, 과거와 현재의 교차점에서 우리에게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는 살아 있는 증거입니다. 로제타석, 엘긴 마블, 이집트 미라는 각각의 이야기 속에 인류 문명의 거대한 서사를 품고 있으며, 그 소유와 전시에 대한 논쟁은 박물관이 단순히 유물을 보관하는 장소가 아니라, 세계 문화의 윤리와 가치를 다루는 공론장이 되어야 함을 일깨워 줍니다.